“초선 의원 문재인-안철수 정치력 부재...예고된 결별” 잇단 중재도 안통했다

입력 2015-12-11 20:37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1일 탈당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4·29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계속된 문재인 대표와의 위태로운 신경전을 감안할 때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과거 이른바 '협력적 경쟁 관계'를 구축했지만 재보선 직후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원내대표 합의 추대' 제안을 일축하면서 이상 기류를 형성했고, 이후 당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안 전 대표는 지난 5월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 체질을 개선해 달라는 문 대표의 요청에 "제가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며 제안을 거절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의 혁신위원장 수용 의사를 놓고 두 사람이 서로 '수용 의사였다' '아니었다'는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불안한 소통 양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위원장을 맡고 혁신위 활동이 본격화했지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사이의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혁신위 활동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 9월 2일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당 혁신 작업을 '실패'라고 규정했고, 나흘 뒤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어 혁신의 핵심은 '육참골단(肉斬骨斷)'과 '정풍운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실상 지도부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또 당 부패척결, 낡은 진보 청산, 새로운 인재 영입을 기치로 한 '제대로 된 혁신'을 요구하며 수용을 촉구했지만 문 대표는 이렇다 할 응답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낡은 진보'는 형용 모순이며, '새누리당 프레임'이라고 반박하면서 두 사람간 갈등은 일촉즉발 상황이 됐다.

이후 문 대표는 지난달 18일 광주 조선대 강의에서 이른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지만 이것이 결국 안 전 대표를 '결행'으로 이끄는 촉발제가 됐다.

문 대표의 제안과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대' 역제안, 이를 '분열 전대'로 규정한 문 대표의 거절이 이어지면서, 안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결단을 하기 위해 칩거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수도권 의원들과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문 대표가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중재를 시도했지만 안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