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서 방사된 황새, 현해턴 건너 1077㎞ 논스톱 비행…몸집 큰 황새 비행거리로는 이례적

입력 2015-12-11 19:50 수정 2015-12-11 19:54
충남 예산에서 방사된 후 현해탄을 건너 1077㎞ 논스톱 비행해 일본에 도착한 후 행적이 끊긴 황새.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한국에서 방사된 황새가 논스톱으로 일본까지 1077㎞를 날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으로 향하다 방향을 틀어 현해탄을 건넌 것으로 몸집이 큰 황새의 논스톱 비행 거리로는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충남 예산에서 방사한 황새가 1077㎞의 논스톱 비행을 통해 일본에 도착한 것을 위치추적기를 통해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황새는 지난달 24일까지 전남 신안 등지를 떠돌다 다음 날인 25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오키노 에라부섬 인근에 도착한 것이 포착됐다.

황새생태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황새가 논스톱으로 1077㎞ 거리를 비행한 것이 확인된 것은 세계 조류학사 최초로, 논문을 작성해 국제조류학술지에 투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로 성체의 경우 키가 100~115㎝에 달하고 몸무게가 4.4~5㎏나 되는 큰 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가 처음에는 중국 양쯔강 하류인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을 목표로 시속 30∼40㎞의 속도로 날다가 목적지 도착 200㎞를 앞두고 갑자기 강풍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오키나와 쪽으로 급선회해 오키노 에라부섬에 불시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황새는 에라부섬에 도착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오전 7시 위치추적기 신호가 꺼졌고 이후 보름째 행적이 묘연하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장거리 비행을 해 체력이 고갈된 황새가 들개 등 날짐승의 공격을 받아 죽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예산 황새공원과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방사한 황새 8마리의 등에 GPS 위치추적기를 달아 2시간마다 이동 경로를 추적해왔다.

예산=홍성헌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