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민이 의원님 휴대전화로 보낸 문자 민원은 웬만한 건 다 들어준다”며 하소연에 가까운 의원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기자는 문득 이런 실없는 농담이 떠올랐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청년 실업자에게는 완전한 ‘생활의 꿀팁’이 아닌가!!!!!!”
김광림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은 지역민을 위해 일한다. 서민들의 심부름꾼, ‘빽’ 아닌가”라면서 “우리 의원님은 이런 문자를 1년 2000건 문자 받고 웬만한 건 성의표시를 최대한 한다”고 했습니다.
포커스뉴스가 10일 보도한 국회 본회의 도중 보낸 문자 역시 한 지역민에 대한 ‘성의’이자 ‘심부름’중 하나라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지역민들에게 ‘병실 잡아달라’ ‘군대 좀 알아봐 달라’ ‘취업·인사 좀 봐달라’는 문자를 무수히 받는다”면서 “지역구 의원은 다 그렇다. 이를 무시 할 수 없다”고도 말하네요.
또 “보도된 문자는 해당 기업 관계자에게 보낸 것이 아니라 그걸 알아봐 줄만한 전직 공무원에게 보낸 것”이라며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기자가 ‘갑남을녀가 보낸 모든 문자에 의원이 다 처리하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처리하려고 한다. 의원이 직접 하기도 하고, 너무 많으면 보좌관 비서관이 나눠서 처리하기도 한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이게 너무 많다고 하소연도 했습니다.
이어 ‘지역구 굵직한 현안도 아니고 지역민 개개인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구 의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라고 조금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상황이 이렇다는 거다. 최대한 성의 표시를 최대한 해야 한다. 이런 것을 하지 않고 지역구 의원을 할 수 없다”고 답하네요.
이렇듯 당당한 관행이라면 의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휴대전화 번호라도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갑남을녀의 지역민 중 ‘의원님’ 휴대전화 번호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수많은 을에게는 의원에게 문자 민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질 겁니다.
‘본사나 강남쪽 OO부서로 올해는 이동을 좀…A씨 아들입니다’라며 김광림 의원이 직접 문자로 인사를 부탁한 A씨는 정말 안동의 갑남을녀였을까요.
마지막 19대 정기국회가 열린 날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이 인사청탁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신상명세와 희망부서까지 '정성스레' 적어가며 대놓고 문자를 보내는 모습, 포커스뉴스가 공개합니다.
Posted by on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