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인터뷰 "변화를 두려워않겠다"

입력 2015-12-11 14:47
“태권도가 올림픽에 영원히 존속할 수 있도록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10일(한국시간) 2015 월드 태권도 단체전 경기가 열린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살라 데 아라마스 경기장에서 기자와 만나 “태권도가 무도만 고집하고 스포츠로의 변화를 두려워하면 언젠가 올림픽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태권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경기장을 축소해 경기의 재미를 더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전자호구 시스템과 차등점수제를 채택해 판정시비를 원천 봉쇄했다. 조 총재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훨씬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가 되도록 새로운 전자호구와 헤드기어, 경기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리우올림픽 태권도 경기 중간에 브라질 삼바음악을 매치시킨 시범단의 묘기를 선뵈기로 조직위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녀 혼성 단체전을 2020년 도쿄올림픽에 넣도록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과 홈팀 멕시코의 남녀 선수 2명씩 팀을 이룬 4인조 혼성 시범경기를 관전한 그는 “남녀 선수의 복장 구분이 안 되는 등 다소 미흡한 면도 있지만 가능성을 엿 본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그는 내년 5월 스위스 유럽태권도선수권 혼성 시범경기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초대해 혼성 경기의 가능성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018년도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유스올림픽에는 혼성 경기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분리 개최 방안과 관련해 “그동안 태권도 국제대회가 너무 많아 각국에서 대회 참가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분리는 하되 유소년부터 성인 겨루기 대회와 품새 대회까지 한 곳에서 치르면 출전비용 절감과 함께 개최지 붐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스포츠에 소극적인 중동 국가의 남자대회 유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총재는 조만간 출범예정인 ‘태권도박애재단’에 대해서도 “올림픽 종목은 국제사회에서 얻은 것 이상으로 환원할 책임이 있다”며 “태권도박애재단은 태권도를 통한 인류 평화와 국제 친선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WTF는 이달 초 요르단의 자타리, 아스락의 시리아 난민촌 두 곳에 시범단을 파견해 난민촌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태권도 아카데미를 처음 운영하고, 앞으로 이를 확대 운영키로 했다.

멕시코시티=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