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제2의 IMF 위기 전혀 아니다…수출만 받쳐줬다면 4% 가까이 성장”

입력 2015-12-11 11:08
“한국경제가 미증유(未曾有·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의 위기라면 전 세계 미증유의 위기 아닌 나라가 어디 있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간담회에서 ‘제2의 IMF 사태’를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수출이 조금만 받쳐줬다면 올해 한국 경제는 4% 가깝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전체가 교역량 감소했다.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여의도 복귀를 앞둔 소회도 밝혔다. 그는 “취임한 지 1년 반 돼 가는데 10년 같았을 정도였다. 대내외적으로 여러 일이 많아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파고를 넘기 위해 ‘지도에 없는 길'을 얘기했는데 안 해본 게 없다”면서 “취임한 뒤 세월호 여파 때문에 어려웠고 분위기를 바꾸자고 대책을 써서 작년에는 3.3% 성장률, 일자리 53만개 창출, 벤처 창업 일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최 부총리는 “최단 시일 내에 극복하려 머리를 싸맸다”면서 “메르스 여파가 6개월이나 1년은 갈 줄 알았는데 신속하게 회복됐다. 금년 한 해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했고 (제가) 전천후 소방수 역할을 요구받은 한 해”라고 돌아봤다.

수출부진이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을 준 것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경제 성장률에 수출이 0.4% 정도 기여했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마이너스 1%”라며 “세계 경제 전체가 교역량이 감소하는 환경을 우리만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주요 경제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 필요성도 잊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하겠다.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도 국민적 요구나 이런 것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외여건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내년은 올해보다 대외여건이 썩 좋지 않을 것 같다. 미국 금리인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잘 관리해야 하는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은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경제 전문가들과 교수들이 미증유의 상황이라며 선언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최 부총리는 “객관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이 위기에 선방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을 다 짚어봐도 (IMF 사태와 같은 위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부처와 인연을 맺은 지 35년 되는데 단 한해도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모두가 힘을 모으면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의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