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밧줄의인' 상금도 쾌척… ‘묵묵한 영웅들’ 지원

입력 2015-12-10 15:52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화재 때 밧줄을 타고 시민들을 구한 ‘밧줄 의인’ 이승선(51)씨가 에쓰오일 최고시민영웅으로 뽑혀 받은 상금을 또 다른 ‘묵묵한 영웅들’에게 나눠주기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씨는 상금을 육·해·공군과 해병대 교관, 여군, 중국어선 단속 해경, 밤샘 근무하는 경찰관, 소방관 등 10곳에 각 100만원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는 10일 “세금을 떼면 상금이 100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들어서 우리 사회의 허리 부분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분들에게 나눠 드리기로 결심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서로 격려하는 따뜻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목숨 걸고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최전선의 해양경찰과 자비로 장갑까지 구입하며 화재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에 대한 뉴스를 볼 때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에서 관계자에게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에쓰오일 측은 전달 방법과 대상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화재사고 직후 LG복지재단 측에서도 의인상과 상금 등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씨는 거절했다. 전국 각지에서 20명을 선발한 에쓰오일의 시민영웅과 달리 자신만 따로 의인으로 추대 받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의정부에서 간판 시공업을 하는 이씨는 지난 1월 10일 출근길 신호대기 중 근처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목격하고는 바로 방향을 돌려 현장으로 향했다. 뒤이어 도착한 소방차가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이씨는 평소 차량에 비치해둔 밧줄을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건물 내부에 있던 주민 10여 명을 구했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