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진행하는 ‘작은 동창회’가 간혹 있지만, 모든 친구들이 모이는 동창회는 북한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0일 보도했다.
매일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조건에서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 탈북자는 “연말이 되면 반드시 친한 사람들과 모임을 잡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못한다”면서 “다만 친구 중에 돈이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몇 명의 친구들끼리 모이는 동창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국가안전보위부 스파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친한 친구만 찾는 것”이라면서 “또한 최근 동창생들 중에 떠돌이 장사꾼들이 돼 연락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렵사리 이뤄진 동창회는 주로 어느 한 명의 개인 살림집(주택)에서 이뤄진다. 완전히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면서 술과 함께 음악과 춤판을 벌인다고 한다.
또다른 탈북자는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패(카드)를 많이 하지만, 술 먹고 노는 것은 여기(한국)와 비슷하다”면서 “요즘 젊은 북한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영화를 같이 본다든지,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논다”고 소개했다.
다만 동창회가 ‘식당’에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철저하게 통제하는 종파(宗派)행위로 오인할 있는 동창회 모임을 절대로 공공장소에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 당국은 국가안전보위부를 내세워 ‘동창회, 친구모임에서 정치적 발언을 주의하라’는 엄포를 지속적으로 놓고 있다”면서 “또한 동창회, 대학동창 모임 등 친목회 조직에 대한 조사도 따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파행위로 몰리면 처벌은 물론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당국은 모임이 언제, 어디에서 열리고, 인원수는 얼마인지, 무슨 내용을 토론하는지를 철저히 조사한다”면서 “그래서 주민들은 아예 모이려고 하지 않고 적당히 친한 친구들만 모이는 모임만 조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식당서 동창회했다간 수용소행” 개인집서 몰래 동창회 성행
입력 2015-12-10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