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발표한 후 자진해 조계사에서 퇴거했다. 지난달 16일 조계사에 들어가 은신한 지 24일 만이다.
갈색 아웃도어 자켓에 검은 바지, 그리고 등산화 차림의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계종의 도법 화쟁위원장과 면담한 후 10시20분쯤 관음전에서 걸어 나왔다. 표정은 어둡지 않았고, 아랫입술을 굳게 깨문 모습이었다. 한 위원장은 인간 띠 통로를 만들고 있던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주먹을 굳게 쥐어 보이기도 했다. 경찰 역시 인간 띠 통로 바깥쪽으로 줄지어 늘어서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
한 위원장은 대웅전을 참배한 후 자승 총무원장과 면담했다. 총무원장과의 면담 직후 한 위원장은 10시50분쯤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가졌다. ‘비정규직 철폐’라고 씌어진 머리띠를 두른 뒤 그는 “저는 다시 머리띠를 동여맸다”며 “다시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노동법 개정은 98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꿈을 빼앗는 것”이라며 “야당은 노동법 개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한 위원장은 일주문으로 향했고 일주문을 나선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곧바로 남대문경찰서로 압송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르면 11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조계사 퇴거…경찰 체포 압송
입력 2015-12-10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