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레버쿠젠 공격진이 패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라운드에서 싸웠다. 볼썽사나운 모습에 안방 관중들은 야유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23·토트넘 핫스퍼)의 전 소속팀이다.
레버쿠젠을 오합지졸로 만든 장본인은 공격수 치차리토(27·멕시코)와 미드필더 카림 벨라라비(25·독일)다. 치차리토와 벨라라비의 마찰은 10일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1대 1로 맞선 후반 45분쯤 발생했다.
벨라라비는 바르셀로나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앞세우고 오른발 슛을 때렸다. 발라라비의 슛은 바르셀로나 골키퍼 마르크 테르 스테겐(23·독일)의 품에 정면으로 안겼다. 이때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견제 없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었던 치차리토는 벨라라비에게 고함을 질렀다. 자신에게 패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레버쿠젠에는 중요한 경기였다. 레버쿠젠은 E조의 절대강자 바르셀로나에 반드시 이겨야 16강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린 벨라라비에게 치차리토가 과격하게 항의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득점 기회를 놓쳐 울고 싶은 벨라라비는 치차리토의 항의에 참지 않았다. 벨라라비는 치차리토에게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들이밀고 위협적인 자세를 취했다. 치차리토는 피하지 않고 말로 쏘아붙였다.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미 공격진에서 균열이 발생한 레버쿠젠은 경기 종료까지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지난 8월 잉글랜드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할 때까지 두 시즌 동안 몸담았던 팀이다. 레버쿠젠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엔 손흥민의 역할도 작지 않았다. 치차리토는 손흥민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레버쿠젠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영입한 공격수다.
레버쿠젠은 조별리그 최종 전적 1승3무2패(승점 6·골 +1)로, 이탈리아 AS 로마(승점 6·골 -5)와 전적과 승점이 모두 같고 골 득실차에서는 앞섰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레버쿠젠은 조별리그에서 로마를 상대로 1무1패로 열세였다. 레버쿠젠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
“패스 안 해?” “싫은데?”… 레버쿠젠의 볼썽사나운 ‘팀킬’
입력 2015-12-10 09:36 수정 2015-12-10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