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도 성인남성이거든!” 게임채널 삭제 번복 부글부글

입력 2015-12-10 00:39 수정 2015-12-10 01:39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영화 용서받지못한자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지식경제부(현 산업통산자원부)
국방부가 군대 생활관 TV에서 게임채널 송출 차단 조치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애초 “군인이 무슨 게임채널을 보냐”는 비딱한 시선에서 시작된 일인데다, “군인은 여가도 못 즐기냐” “군인이 게임방송 좀 보면 어떠냐”등 비판이 일자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하루종일 EBS보면 공부 말릴 기세다” “TV로 걸그룹보면 걸그룹 중독이냐” 라며 역정을 냈다.


국방부는 9일 전 군 생활관내 TV에서 e스포츠 및 게임 전문 채널의 송출을 전면 금지했던 것을 제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게임전문매체 디스이즈게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곧 IPTV 운영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게임을 포함한 전체 채널의 적합성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다. 게임 채널은 건전한 목적에 부합하므로 (재송출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방부가 1일 “하루 종일 게임 채널을 틀어놓는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전 군 생활관내 TV에서 e스포츠 및 게임 전문 채널의 송출을 전면 금지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국방부는 “병영 내 사이버지식정보방(PC방)에서 게임을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TV에서도 게임 관련채널이 못나오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와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위원은 반발했다.

김광진 의원은 9일 병영생활관에 설치된 텔레비전은 중요한 복지 중 하나인데 아무 예고 없이 게임 전문채널을 차단한게 문제가 많다며 송출 차단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김광진 의원은 “군 PC방에서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런 병사들이 게임방송이라도 보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조차도 차단하는 국방부는 병사들을 ‘국방의무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 성인남성’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병사들이 하루종일 게임이 아니라 뉴스채널을 보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뉴스도 차단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그냥 문제 자체를 없애버리는 국방부 대증요법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면서 지난해 임병장 총기사건 당시 원인을 군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게임 중독으로 몰아갔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전병헌 국제 e스포츠연맹(IESF) 회장도 전날 “국방부가 장병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60만 성인 장병들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은 매우 비이성적이며, 우매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근본적인 원인 해결 없이 군이 밀어부치기를 하다 논란이 일자 결국 백기를 든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런 강압적인 군대식 해결 정말 신물난다” “헬조선식 해결 방법이다” “얘들 좀 그만 괴롭혀라”등 의견이 나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