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오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당 내홍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의총에서는 주로 주류 측 의원들이 비주류의 공세를 '문재인 흔들기'로 규정하고 비주류를 향한 반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중진인 원혜영 의원은 비주류의 당직사퇴와 당무거부를 겨냥해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밝힌 뒤 당직사퇴를 고민중인 최재천 정책위의장을 향해 "당무와 정책을 구분해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은 "정무직 당직자들이 당의 신용카드를 쓰면서 당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문 대표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 재신임투표 과정에서 사퇴 문제는 끝난 사안"이라며 비주류의 문 대표 사퇴 요구를 비판했다.
범주류 유기홍 의원도 "정기국회가 끝나는 날 원내대표가 당무거부를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당이 이러면 동네를 돌아다녀도 표가 안된다. 당 수습방안을 제시하라"고 이종걸 원내대표를 정면에서 비판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불참을 선언하면서도 당무 거부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승조 의원은 "동네에서도 매일 부모가 다투기만 한다면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느냐"며 "새누리당은 거함, 우리는 돛단배인데 서로 싸운다면 배는 침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내부 싸움 하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다. 국민이 불쌍하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어 "가장 큰 책임은 문 대표에게 있다. 당 대표이기 때문"이라며 "원내대표도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다. 주승용 위원도 최고위원 사퇴에 대해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류·비주류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이에 비주류 김동철 의원은 "우리 당도 새누리당만큼이나 비판의 문화가 없다. 비판하는 분들의 충정을 이해해달라"고 반박했다.
설훈 의원은 "127명 전원 합숙이라도 하자. 2~3일 머리를 맞댄다면 풀지 못할 일이 아니다"며 끝장토론식 대화를 통한 위기타개책 마련을 제안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문 대표에게도 최고위 불참이 당무거부는 아니라고 말씀 드렸다"며 "현재 당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이고 몸부림으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문제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적극적인 최규성 의원은 무기명투표로 당론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무기명투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더 많았다.
장하나 의원은 "국민 예산으로 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국민 반감이 크다"고 우려했고, 설훈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결국은 안 되는 제안"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유인태 의원은 "찬반을 무기명으로 물어 새누리당에 일부라도 하자는 역제안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포함한 오픈 프라이머리의 경우 당론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결국 이 원내대표가 한두 가지 안을 만들어 의원 전체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그 결과를 갖고 의총을 한 번 더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의 신용카드 쓰면서 당 흔들면 되나” 野주류의 대반격 개시
입력 2015-12-09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