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마카오 도박' 대체로 시인…지난해 시즌 뒤 임창용과 동행

입력 2015-12-09 16:55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33)씨가 검찰에 출석해 마카오 원정도박 사실을 상당부분 시인했다. 야구 선배인 임창용(38)씨와 동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만간 두 사람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9일 오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오씨는 오전 7시쯤 검찰에 출석해 5시간 가량 조사받고 귀가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오씨는 최근 귀국해 변호사와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해 왔다.

오씨는 검찰 조사에서 마카오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린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도박 액수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오씨는 다시 부를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11월쯤 이씨와 함께 마카오로 건너가 도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정킷방 운영업자 이모(39·구속기소)씨로부터 오씨와 임씨가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려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두 사람이 도박한 곳은 ‘경성방’이란 별칭이 있으며, 국내 조폭이 동남아에 개설한 정킷방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운호(50·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도 이 곳에서 100억원대 상습도박을 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4일 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임씨는 수억원 어치 칩을 빌려 4000만원 정도 도박을 했다고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임씨를 방출했다.

검찰은 오씨의 계약 문제 등을 감안해 가급적 조속히 수사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오씨와 임씨 모두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박 횟수나 판돈 규모 등을 고려해 약식기소(벌금형)를 하거나 기소유예로 선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