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는 오승환(33)을 포기한 것일까. 한신이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오승환과의 잔류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9일 한신이 전날 정례 간부회의에서 오승환의 잔류교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일시적인 중단이다. 오승환이 혐의를 벗으면 협상이 재개될 여지는 남았다. 하지만 오승환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한신은 이미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물색하면서 사실상의 작별 수순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오승환을 이르면 이번 주 중 해외 원정도박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 도박업자 이모(39·구속기소)씨로부터 오승환이 동남아시아 카지노에서 억대 판돈으로 도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승환을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승환은 올해 한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고 2년 계약을 만료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63경기에서 41세이브 2승 3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66개다. 가네모토 토모야키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오승환에게 “필요한 선수다. 이탈을 막고 싶다”며 잔류를 호소했다.
하지만 오승환의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인한 검찰 소환조사 소식이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상황은 뒤집어졌다. 폭력조직 출신 도박업자의 연루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한신 구단은 물론 일본 야구계 전반의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오승환은 지금 미국 진출은커녕 일본 잔류조차 낙관할 수 없다.
오승환의 대리인은 한신 구단에 사과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검찰 소사에서 결백이 입증되면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으면 협상을 다시 전개할 수 있다”는 한신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한신은 오승환과 잔류협상을 벌이겠다는 방침 자체를 뒤집진 않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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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9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