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 기부한 전북대 퇴임교수 "나를 알리지 마세요"

입력 2015-12-09 16:26
전북대 퇴임 교수가 “후학 양성에 써 달라”며 학교에 1억50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학교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절대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9일 전북대에 따르면 최근 한 퇴임교수가 윤명숙 대외협력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오랫동안 대학에 재직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퇴직했던 명예교수였다.

그는 윤 본부장을 은행으로 나오라고 한 뒤 1장의 수표를 건넸다. 1억5000만원의 거금이었다. 그는 “20여년간 월급을 떼 한 푼 두 푼 모았다”며 “후진 양성을 위해 발전기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업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절대 자신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재임 시절에도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학 측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기탁식 등을 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끝내 사양했다.

윤 본부장은 “그 교수님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씀하셨다”며 “퇴임 뒤 기부를 염두에 두고 돈을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제자 사랑을 실천한 ‘이름 없는 천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