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구당 인원수가 3명 아래로 내려갔다. 또 노후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더 늘었지만, 경기 침체로 가입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생명보험협회(회장 이수창)가 9일 발표한 생명보험성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가구당 인원수는 2.7명이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가구당 인원수가 3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76년 생명보험성향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며 “76년에는 가구당 평균 4.9명이었고, 1인 가구는 전체 조사대상 2000가구 중 딱 한 집 뿐이었다”고 말했다. 가구당 인원수는 85년에도 4.6명이었으나 90년대 들어와 줄었다. 올해 가구당 인원수는 3년전 같은 조사 때의 3.4명보다 0.7명이 줄었다.
민간 생명보험 가입률은 81.7%였다. 생명보험 가입률이 10년째 줄어들고 있다. 3년마다 실시하는 성향조사에서 생명보험 가입률은 2006년 85.7%였지만 2009년 84.5%, 2012년 83.6%, 2015년 81.7%로 소폭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질병이나 노후생활에 아무런 대비를 못한 이들이 그만큼 늘고 있는 셈이다.
가구당 평균 3.7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매달 내는 보험료는 평균 36만4000원이었다. 2012년에 가구당 4.3건에 가입하고 평균 40만8000원씩 보험료를 냈던 것보다 줄어든 수치다. 생보협회는 “가구당 평균 가입 보험 건수와 보험료는 2012년에 처음으로 하락했는데 올해도 이런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급격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생명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2009년 72.4%, 2012년 77.3%에서 올해는 80.3%로 늘었다.
앞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는 응답은 33.6%로 2012년의 20.0%보다 크게 늘었다. 가입하고 싶은 보험은 연금보험(33.5%), 장기 간병보험(29.6%), 질병보험(23.3%) 순이었다.
젊을수록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는 이들이 많았다. 20대는 65.3%가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였고, 30대는 59.5%, 40대는 40.2%였다. 50대는 24.1%에 그쳤다.
생보협회 소순영 부장은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연금보험이나 간병보험 같은 고령화에 대비한 상품에 관심이 높았다”며 “경기침체와 가구 구조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등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금보험은 전체 응답자의 82.7%가 20년 이상 받을 수 있는 장기상품을 선호했다. 종신형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39.2%, 31년 이상이 9.0%, 20~30년이 34.5%였다.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은 질병보험(81.8%)였고 실손의료보험(56.8%), 상해·재해보험(46.6%), 연금보험(24.3%), 사망보험(19.8%), 저축성보험(8.6%), 변액보험(8.4%) 순이었다. 사망보험과 상해·재해 보험 가입률은 하락했지만, 실손의료보험 가입률은 3년전 47.2%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생명보험 성향조사는 생보협회가 1976년부터 3년마다 실시해 오고 있는 업계 유일의 국가승인통계다. 올해는 8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전국 2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조사의 신뢰도 95% 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19%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한 식구 3명도 안된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돈 없어 보험도 가입 못해" 80%
입력 2015-12-09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