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경찰병력의 조계사 진입을 경고했음에도 경찰은 9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자진출두하지 않을 경우 오후 5시쯤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영장집행 경찰관들이 오후 5시를 전후해 조계사 일주문을 통해 경내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관음전 잠금장치 해정을 조계사에 요청하되 3회 이상 응하지 않을 경우 열쇠공을 불러 해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쇠공이 잠금장치를 풀지 못하면 잠금장치를 강제로 해정해서라도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검거하는 즉시 남대문경찰서로 호송할 예정이다.
경찰은 관음전 진입에 앞서 조계사 경내로 경찰병력을 투입하고 관음전 일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관음전 뒤 주차장 바깥을 지키던 기동대 경찰 30여명은 관음전 바로 앞까지 진입했다. 경찰이 투입되자 승려 등 조계종 관계자들이 관음전 입구를 막아섰다. 한 직원은 "시설을 지키는 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은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소속 승려들도 “경찰이 조계사에 진입할 경우 이를 몸으로 막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찰의 진입 방침이 확고해지자 조계종은 오후 2시20분쯤 한 위원장이 은신 중인 관음전으로 통하는 구름다리를 철거했다. 관음전에 출입할 수 있는 통로는 1층 양쪽 문이 전부인데 이 문 앞에도 직원들이 문을 잠근 채 경찰과 대치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경찰의 강제 진입을 규탄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몸에 두르며 농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관음전 내로 들어가는 공식적인 출입구는 모두 막힌 상태로 충돌 없이 진입은 불가능하다.
경찰은 오후 3시20분쯤 부터 관음전 진입을 시도했다. 관음전 문 앞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과 조계종 직원 등이 저지하고 나섰고, 경찰과 조합원이 충돌했다. 조계종은 오후 3시53분 기자들에게 '경찰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조계종 직원 한 명 갈비뼈 부상'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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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경찰 "오후 5시 영장 집행"...조계사 관음전 진입 시도 '충돌'
입력 2015-12-09 15:13 수정 2015-12-09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