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들이 눈 부릅뜨고 국회 지켜보고 있다”...속타는 朴대통령

입력 2015-12-09 11:33

박근혜 대통령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종료일인 9일 일정을 비워둔 채 국회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 여부를 예의주시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등 최근 한 달 새 네 차례에 걸쳐 국회를 상대로 '작심 발언'을 하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테러방지법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강조해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야당이 참여정부 집권 시절 추진한 의료 서비스산업 강화 정책까지 거론하면서 야당을 성토하는 등 '국회 심판론'의 칼끝을 야당을 향해 바짝 세우며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활성화법안의 경우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법안은 임시국회에서 즉시 논의해 처리키로 한 만큼 그에 따라주길 바란다"면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도 (오늘) 반드시 처리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바람과 달리 국회 상황은 여의치 않은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오전 경제재정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심사하기로 했지만, 여야 간사 간 사전 접촉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소위 문턱을 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샷법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위는 심의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 간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거나 정의화 국회의정이 심사기한을 지정한 뒤 본회의에 직권상정하지 않는 한 이번 정기국회 처리가 사실상 어려운 형국이다.

청와대는 야당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며 정기국회에 집중하지 못하는 데에도 속을 끓이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아무리 내분을 겪더라도 국민이 있는 것인데, (법안처리 비협조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상황을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여정부 당시 발표한 서비스활성화 강화 대책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보다 훨씬 더 의료 민영화에 가까운데, 이것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원샷법은 중소기업도 찬성하고 있고, 경제살리기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법"이라며 "야당은 대기업을 빼자는 데 대기업을 빼면 기업활력제고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정기국회 내 처리가 끝내 무산될 경우 박 대통령이 별도의 담화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대변인은 "정기국회 회기 내 경제활성화 법안처리 불발 시 담화나 성명 등을 통한 청와대의 입장 발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단할 수 없다. (법안 처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정의 총력전에도 이대로 정기국회가 종료되면, 여야가 이미 임시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노동개혁법안과 함께 경제활성화법안 및 테러방지법도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할 전망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정기국회 처리 무산시 별도의 입장을 밝힌다면 국회에 대한 강력한 성토와 함께 이런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