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내 반찬 다 뺏어 먹는거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고/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일제 강점기였던 1930년대 주류 대중음악은 트로트나 신민요였다. 하지만 김해송이 작곡하고 박향림이 부른 ‘오빠는 풍각쟁이’처럼 일상생활을 익살과 해학으로 표현한 노래, 즉 만요(漫謠)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낙화유수 호텔’ ‘왕서방 연서’ ‘세상은 요지경’ 등은 대표적인 만요다.
2009년 초연된 음악극 ‘천변살롱’은 만요를 중심으로 1930년대 가요사를 음악극의 형태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과 방송작가 박현향이 쓴 대본은 유랑극단을 따라나선 여주인공 모단이 서울로 올라온 뒤 당시 지식인들(모더니스트)이 모이는 천변살롱에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모노드라마로 그렸다. 신낭만주의에서 혁신적인 다다이즘까지 다양한 문화의 용광로였던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이 드라마 안에 흥미롭게 녹아있다.
초연 이후 2012년까지 모단 역을 맡았던 박준면에 이어 이번 공연에선 씬스틸러 배우 황석정과 가수 호란이 더블캐스팅 됐다. 그리고 초연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하림은 이번에도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그리고 기타 고의석, 베이스 이동준과 송기하, 바이올린 조윤정으로 구성된 어쿠스틱 살롱밴드가 함께 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만요를 아시나요? 음악극 '천변살롱'의 매력
입력 2015-12-08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