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2)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야구위원회(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트로피 시상자로 등장했다. 리퍼트 대사는 평소 한국 프로야구를 직관하는 야구팬이다.
리퍼트 대사는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수 백지영과 함께 지명타자 부문을 시상했다. 리퍼드 대사는 수상자 명단을 봉인한 봉투를 천천히 개봉한 뒤 또박또박하게 한국어로 “최강 삼성 이승엽”이라고 호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수상을 위해 무대로 오른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과 악수를 나누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리퍼트 대사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지난해 10월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한 뒤 두산의 홈구장 서울 잠실구장을 종종 방문했다. 관중석에서 두산 모자를 쓴 리퍼트 대사의 사진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질 때마다 야구팬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4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KBO리그 경기에서 두산의 초청을 받아 시구했다.
리퍼트 대사는 비록 두산 팬이지만 국민타자 이승엽에 대한 존경을 담아 ‘최강’이라고 치켜세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먼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다른 야구팬들처럼 줄을 서서 이승엽에게 싸인을 받았다. 자신은 야구장에서 두산 모자를 썼지만 아들 세준(한국명)군에겐 삼성 라이온즈의 유아용 유니폼을 입히기도 했다. 삼성과 이승엽에게 ‘최강’이라고 외친 리퍼트 대사의 호명에서 어색함이 없었던 이유다.
리퍼트 대사는 KBO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은 지난 4월 발생한 흉기테러로 심각한 좌상을 입고도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밝힌 리퍼트 대사에게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보다 더 큰 박수로 환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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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8 19:28 수정 2015-12-09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