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20개나 달렸거든요!” 강남구 댓글부대 심증 영상

입력 2015-12-09 00:05 수정 2015-12-09 00:13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10월 강남구의회에서 “강남구 기사에 달린 찬성 댓글 20개를 구의원에게 배포하겠다”고 무리하게 요구하는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여론의 향방을 알 수 있을 만큼 댓글 양이 많지 않은데다 같은 새누리당 출신 강남구의회 의장과 얼굴까지 붉혔는데, 이러한 정황이 ‘댓글부대’ 운영과 관련이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때문이다.

8일 각종 커뮤니티에는 ‘강남구청 댓글부대 심증 영상’ 등 제목으로 영상 하나가 퍼지고 있다. 10월 15일 강남구의회에서 촬영된 영상이다.




네티즌은 “몇 개 되지도 않은 찬성 댓글을 굳이 공개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당시 영상을 ‘댓글부대’ 보도 이후 다시 보니 고개가 끄덕여 진다”며 의심했다.

영상에서 신연희 구청장은 자신의 강남특별자치구 발언과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출력물로 준비했다며 구의원에게 배포하게 해달라고 한다. 김명옥 강남구의회 의장이 배포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자 신연희 구청장은 “왜 배포하지 못하게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김명옥 의장이 신연희 구청장의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김명옥 의장은 “저희가 자료 내용도 봤다. 수천개의 댓글에서 검정머리에서 새치 뽑듯 유리한 것만 뽑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청장께서 과격하게 말씀해 상당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신연희 구청장이 기사에 달렸다고 언급한 댓글 수는 고작 24개다. 신연희 구청장은 “(그중) 20개가 구청 의견에 찬성”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당시 이 영상은 신연희 구청장의 막무가내 떼쓰기라는 제목으로 퍼졌지만 별달리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이 과거 영상과 최근 보도된 강남구청 댓글부대를 엮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댓글부대를 운영한다는 보도 이후 이 영상을 보니 빼도 박도 하지 못하는 증거가 될 거 같다”며 황당해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 20개를 꼭 보여주겠다며 윽박지르는게 참 이상했는데 그 실마리가 풀린 기분이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강남구청 공무원이 서울시 비방하는 이른바 댓글부대 역할을 해온 정황이 포착됐다고 8일 보도했다. 강남구청 시민의식선진화팀 팀장 등 소속 공무원이 지난 10월부터 11월 사이 평일 업무 시간 중 강남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 비방 댓글을 최소 200개 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해당 팀의 팀장이 댓글을 단건 맞지만 공무원이 아닌 개인 신분으로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