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형 천식 치료제 처방률 수년째 제자리…왜 꺼리나

입력 2015-12-08 17:14

천식의 표준 치료로 권고되고 있는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이 수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을 늘리기 위해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개발한 ‘국내 천식 임상진료지침’이 2007년 11월 의료 현장에 보급됐지만 처방률 변화는 크게 없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혁, 조비룡 교수팀은 2003~2010년 천식을 병원을 찾은 62만4309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천식은 폐속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원인으로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져 호흡곤란, 기침, 거친 숨소리 등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국내 천식 임상진료지침’은 알레르기 염증 반응에 가장 효과적인 약으로, 입으로 들이 마시는 흡입 스테로이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천식 임상진료지침 보급 전 천식 환자의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률은 13.3%에 그쳤다. 이 비율은 지침 보급후(16.4%)에도 비슷했다.

이런 경향은 1차 의료기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의원급 1차 의료기관의 처방률은 지침 전 7.8%, 지침 후에 10.6%로 나타났다. 이는 병원급 2차의료기관(지침전 19.3%, 지침 후 21%), 3차 의료기관(지침전 43.1%, 지침 후 48.9%) 보다 크게 낮았다.

1차 의료기관은 국내 천식 환자 치료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흡입제 심사기준 때문에 처방을 꺼리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자들이 먹는 경구용 약을 선호하고 흡입제에 대하 거부감을 보이는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조비룡 교수는 “의사의 흡입제 처방을 활성화하고 환자의 흡입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홍보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