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50원 인상, 정부는 앉아서 500억 증세” 담뱃값 이어 소주값 너마저…

입력 2015-12-08 12:05
사진=pixabay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연말연시 망년회를 앞둔 지난달 30일 ‘참이슬’ 출고가를 54원 인상했다. 다른 업체의 ‘O2린’과 ‘한라산소주’도 각각 53원, 34원 올랐다. 이에 따라 음식점의 소주 값도 500원이나 1000원씩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함께 세수부족에 허덕이는 박근혜정부도 앉아서 500억원 이상 증세 효과를 본다는 주장이 납세자단체에서 나왔다. 술은 담배 유류와 함께 물건값 보다 세금이 더 많이 붙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품목이기 때문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8일 라디오 프로그램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나와 “원가의 72%가 주세이고 그 주세의 30%가 교육세이며 이를 합한 금액의 부가가치세가 10% 붙기 때문에 출고가의 53%가 세금”이라고 계산했다. 참이슬이 출고가 기준으로 921원에서 1015원으로 6.5%인 54원 올랐으면 국세청은 앉아서 1병당 세금 28원을 더 걷는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이번에 이렇게 출고가가 올라가면 세금이 부수적으로 잡아도 500억 이상은 정부가 앉아서 증세를 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그는 “2013년 기준 1년의 주세가 총 4조6000억원”이라며 “맥주가 2조2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소주가 1조6500억원으로 그 다음”이라고 현황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술에 관한 세금은 전 세계에서 최고”라며 “특히 맥주에 관한 세금은 독일보다 100배 이상 높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맥주가 맛없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라는 우스개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있는 사람한테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다수의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 정치구조이다 보니까 세금도 오히려 없는 사람들 세금을 걷어서 국가 살림살이를 유지하는 간접세 비중이 높다”라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법인세 재산세 소득세 등은 올리지 않고, 서민이 소비하는 담배 소주 등 물품에 매기는 간접세만 계속 올리는 조세행정으로는 ‘헬조선’만 가중시킬 뿐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