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집단 폐렴, 사료 실험과정 방선균 등이 멈춰진 환기시스템 통해 확산

입력 2015-12-08 11:03

건국대 서울 캠퍼스에서 집단 발생한 폐렴은 사료 실험 과정에 노출된 방선균이 새로운 원인 병원체 중 하나로 추정됐다. 또 환자가 발생한 동물생명과학대 건물내 멈춰진 환기 시스템을 통해 4~7층 실험실 근무자들에게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와 민간역학조사자문단(단장 고려대 천병철 교수)은 8일 그간 역학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건물에서 무더기 발생한 폐렴의 질병 특성과 전파 경로 추정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국대 폐렴은 10월 19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지난달 2일까지 총 5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들은 모두 동물생명과학대 실험실 근무자였으며, 전체 근무자 254명 중 21.7%(55명)가 환자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모두 가벼운 폐렴 증상을 보였고, 지난달 6일까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역학 조사 결과 사람간 전파는 없었으며, ‘비정형 폐렴’으로 규정됐다. 비정형 폐렴은 일반적인 폐렴보다 증상이 가볍고, 치료도 조금씩 다르다.

질본은 원인 병원체로 환자와 환경 검체에서 ‘방선균’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을 확인했다. 방선균은 토양과 식물 등에서 발견되는 균이며 곰팡이균과 비슷하다. 건초와 사탕수수 등에 많이 존재하고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본은 “동물생명과학대에서 사료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면서 연구자들이 실험과정 중 미생물 유기분진, 화학물 등에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료 취급자가 비취급자에 비해 폐렴 발병률이 약 2.5배 높았다.

질본은 또 실험결과 환자가 발생한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4~7층 실험실이 중단된 환기시스템으르 통해 오염원이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