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위 황진하의 미묘한 답변 “험지출마… 청와대출신들부터”

입력 2015-12-08 10:07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이동희 기자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육군 중장 출신에 비례대표 1번, 경기 파주 2선 등 총 3선 경력이다. 현재 당 공천특별기구위원장직도 겸직하고 있다. 넉 달 남은 내년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공천 결정 라인에 서 있는 인물이다.

이런 황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중진들의 당선이 쉽지 않은 지역, 이른바 탈(脫)영남 탈(脫)강남의 ‘험지’ 출마론에 대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반면 박근혜정부 청와대 출신들의 험지 출마론에 대해선 “상당히 의미있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뉘앙스를 달리한 것이다.

황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공천특별기구위원장 직함으로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왔다. 그는 당내에서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하는 분위기에 대해 “중진들이 수도권으로 가라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가 정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그러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 사무총장은 “무조건 중진들은 수도권으로 가라든지 취약지역으로 가라고 하는, 강요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한판 승부를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에 “제 지역구 주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라며 싫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했다.

황 사무총장은 그러나 박근혜정부 관료출신들,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의 영남이나 서울 강남 출마 준비에 대해선 조금 부정적이었다. 이어진 이들의 험지 출마론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그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말씀”이라며 “총선 때 자기가 최선을 다해가지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생각을 하고 총선에 뛰어들어야지, 손쉽게 당선될 수 있는 것만 생각해 본다고 하면 그건 제가 그렇게 권장하거나 추천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죠”라고 답했다. 무장 답지 않게 길고도 애매한 답변이지만, 영남과 강남에 집착해 총선에 뛰어드는 청와대 출신들에 대한 새누리당 내 마뜩찮아 하는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