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대(對)테러 대책에 관한 대국민연설을 하면서 ‘K-1 약혼비자’를 ‘비자면제프로그램’(VWP)으로 잘못 발언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 황금시간대에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부부총격범 가운데 부인인 타시핀 말리크(27)의 약혼비자를 거론해야 하는 대목에서 실수로 VWP라고 언급했다.
테러리스트 국내 유입 차단 대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여성 테러리스트가 미국에 들어올 때 발급받은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를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지시했다”고 말한 것이다.
말리크는 지난해 7월 미국 시민권자이자 같이 범행을 저지른 남편 사이드 파룩(28)과의 약혼 명목으로 K-1 약혼비자를 받아 미국에 들어왔다.
K-1 비자는 미국 국적자의 약혼자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VWP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VWP는 특정 국가의 국민이 관광이나 업무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90일까지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유럽 30개국과 한국 등 총 38개국이 가입돼 있다.
뒤늦게 이 같은 실수를 발견한 백악관은 7일 오전 VWP 문구에서 면제를 뜻하는 ‘Waiver’ 단어를 삭제하고 ‘비자 프로그램’(visa program)으로 정정된 원고를 다시 배포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오바마 ‘약혼비자’를 ‘비자면제프로그램’으로 착각 실언
입력 2015-12-08 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