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2년→4년, 감사하라고요?” 고용노동부 홍보물 빈축

입력 2015-12-08 08:52 수정 2015-12-08 09:05
사진=고용노동부 페이스북
정부가 제작·배포한 노동개혁 홍보물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고용노동부 페이스북 계정에 오른 ‘노동개혁 카드뉴스-마지막 퇴근편’이 8일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자됐다.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현재 2년인 비정규직 기간을 4년까지 늘린다’는 항목을 홍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9컷 만화다.

홍보물에는 2년 계약이 만료돼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개혁에 대한 기대로 위안을 삼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만화 주인공은 “이 나이에 누가 새로 불러줄지 모르겠다”며 “계약직이라도 더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어 노동개혁안을 떠올리더니 “정부에서도 저 같은 처지 잘 아시겠죠”라며 미소를 짓는다. 불안정한 일자리를 2년 더 유지할 수 있다며 만족하는 꼴이다.

인터넷에는 적잖은 반발 여론이 일었다. 고용노동부 페이스북에도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별 실효성 없는 법안을 포장해 홍보하다니 우습다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신규채용부터 정규직으로 한다는 발상자체가 없나? 고용노동부가아니라 기업이익부네 완전히.”

“당연히 지능안티 만화인 줄 알았는데 노동부가 진지하게 홍보하는 내용이었다니 그게 더 충격. 다시 읽어봐도 셀프안티 같다.”

“최대 4년을 마지막으로 퇴근하겠네. 정규직 전환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소린가.”

“같은 업무도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누더니 이제는 국민을 위한 척 계약기간을 늘려준다고 홍보. 진짜 안정이 뭔지 모르나.”

“마지막 퇴근을 2년 후로 미뤄주는 큰 인심에 감사하란 건가?”

“비정규직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게 자랑입니까? 고용노동부는 재벌을 위해 존재하나요?”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열고 노동개혁 5개 법안 연내 처리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도 골든타임이 있는데, 그걸 놓쳐버리면 기를 쓰고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며 “한숨만 쉬면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나. 경제활성화법들, 노동개혁법들을 열심히 통과시키다 보면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 삶도 풍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