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측에 요구하는 기술항목을 너무 상세하게 공개한다면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7일 "미측은 지난주 방위사업청 협상단과의 협상뿐 아니라 그간 여러 차례 한국 정부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기술항목을 너무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미측은) 한국 언론에 (기술요청 항목이) 자세히 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이번 협상에만 얘기했던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미측의 이런 불만이 앞으로 진행될 21개 기술항목 지원 추가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신규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장과 외교부 당국자, 항공기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록히드마틴과 미 정부 관계자들과 KF-X 21개 기술항목 지원에 대해 협상하고 지난 5일 귀국했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이번 협상 결과를 정리해 청와대에 보고한 다음 8일께 언론에도 일부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협상 분위기에 대해 "협상에서 미측 태도가 호의적이었고 긍정적이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언론에 (협의된) 기술적 상황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미측은 이번 협상에서 한측의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구체적인 기술 지원 목록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미측이 지난주 협상에서 한측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항목을 주겠다고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미측이 협조하겠다는 범위와 수준도 아직은 모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와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측의 '협조 의사'가 KF-X를 개발했을 때 수출까지 보장하는 것인지, 미측이 제공한 부품을 한국 기술진이 해체해서 정비하도록 허용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제시한 21개 기술항목에 대한 리스트를 전달받고 자체 검토기간이 끝나면 다시 협의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美 “한국, KF-X 기술항목 너무 공개” 불만...협조 범위와 수준 모호
입력 2015-12-07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