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은 지난 5일 ‘도난 당한 그림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면서 알려졌습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 A씨는 “응급상황입니다”라며 작품을 도난 당한 구체적인 상황을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피해자인 프랑스 유학생 B씨는 지난 11월25일 프랑스우체국(Versailles Clemenceau)에서 한국으로 두루마리 형태로 된 도시그림(세로 1.5m·가로 10m)을 일반화물로 부쳤습니다. B씨는 작품을 말아 튜브통에 넣었다고 합니다. 보낼 당시 무게는 4㎏이었습니다.
튜브통은 지난 2일 B씨의 모친 집에 도착했고, B씨의 모친은 지난 4일 튜브통 안에 있어야할 그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당시 튜브 밑부분에는 뜯긴 자국이 있었고 누군가 테이프로 다시 감싸놓았다고 하네요. 테이프에는 ‘la poste renforc?’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그림이 사라져서 무게도 1.6㎏으로 줄어있었다고 합니다.
A씨는 B씨가 작품을 보내기 전 촬영한 튜브 사진과 택배 영수증을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택배를 안전하게 보내야하는 프랑스우체국측이 무성의하게 대처한다는데 있습니다.
A씨는 “소포를 보낸 프랑스우체국에 프랑스 친구가 방문해 항의했는데 이의제기 신청서 한 장을 주면서 그림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했답니다”라면서 “(애초 소포를 부칠 때) 작품가치를 증명할 수 없어 가치란에 O유로라고 적었는데, 그 때문에 보상도 힘들 것이라고 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피해자측은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저 프랑스 3년 유학의 결과물인 작품을 되찾긴 바란다고 합니다.
A씨는 “보상은 원하지 않고 그림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지만 계속 편지만 보내보라고 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면서 “종이 위에 펜으로 그려낸 그림 특징상 보관함도 없이 밖에 노출돼 있다면 그림에 손상이 간다. 개인전을 위해 작업한 메인 작품이라 이 작품을 찾지 못하면 다른 모든 작품들도 의미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림이 언제 없어졌는지 대충 짐작되는 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A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11월26일 ‘Plate - forme Briarde’라는 곳에서 내용물 검사를 위해 한 번 화통을 열었고 다시 테이프로 감쌌다고 나와 있다”면서 “저 곳에서 그림이 도난당한 뒤 통만 밀봉돼 그대로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저 내용물 검사를 하는 곳은 예전부터 이와 비슷한 문제를 자주 겪은 곳이라는군요. A씨는 “저 회사를 검색했더니 저 회사 물건을 도난당한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는 사이트(http://www.petitions24.net/forum/91930)도 있네요”라면서 “도둑X 소굴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경찰에 이미 신고했지만 그 누구도 보상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문제를 더욱 많은 네티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림이 다시 작가의 품안으로 무사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또 3년간의 유학의 결과물을 누군가 훔쳐갔다면 반드시 죗값을 받게 되길 바랍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