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앞두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눠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7일 낮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오 군수는 “주민 동의 없는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산시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일방적으로 해수 담수 수돗물 공급을 시도해 절박한 심정으로 군수가 직접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부산시가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일을 일방적으로 정해 기장군에 통보했다”며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강행으로 인한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시와 시상수도본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부산시청 로비와 정문 앞에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찬성하는 주민들이 세를 과시하며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반대 측 주민들은 “고리원전에서 11㎞ 떨어진 바다에서 채취한 물로 만든 수돗물을 신뢰할 수 없다”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하려는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장초, 대청초, 교리초 등 3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2400명 중 42%에 해당하는 1039명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한 채 집회에 참석했다.
이에 반해 찬성 측 주민들은 이날 ‘청정 기장 해수담수 즉각 공급하라!’ ‘기장바다는 깨끗하다’ ‘기장 청정바다 특산물 미역 다시마 최고’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주민이 참여하는 수질검사를 80여 차례 한 결과 방사성물질은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고 먹는 물 수질기준에도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며 “시가 빨리 해수담수 수돗물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해수담수화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기장 앞바다에서 생산된 미역 다시마 등 기장 특산물을 반품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횟집 등 기장지역 식당도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광주과학기술원, 두산중공업 등이 국·시비와 민자 등 1954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한 해수담수화 시설은 역삼투압 방식으로 하루 4만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
원수는 대변리 앞 바닷가에서 330∼400m 떨어진 지점의 수심 10∼15m 깊이의 중층수를 사용한다.
이 물은 각종 부유물을 거르는 전처리단계를 거쳐 역삼투막을 통과하는 정수 과정을 거친다. 기존의 증발식이 아니라 역삼투압 방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하루 2만3000t의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생산해 기장군 기장읍·장안읍·일광면과 해운대구 송정동 일부 지역 5만400가구(11만6000여명)에 공급할 방침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국내 최대 해수담수화 수돗물, 기장군수가 "공급 반대" 선봉장
입력 2015-12-07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