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2016년 라인업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으는 신작은 마르시아 하이데 안무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 등 2편이다.
국립발레단은 강수진 감독 취임 이후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 존 테틀리의 ‘봄의 제전’, 존 크랑코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 신작들은 그동안 고전발레 중심의 국립발레단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레퍼토리로 호평받았다.
내년 4월 29일~5월 1일 무대에 오르는 ‘세레나데’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지고 신고전주의의 창시자인 발란신이 안무한 것으로 리듬 하나하나에 정확히 맞춘 몸짓이 빠르고 다양하게 펼쳐진다. 1935년 미국 발레학교인 스쿨오브아메리칸발레(SAB)에서 수업용으로 안무된 이 작품은 특별한 줄거리 없이 진행된다. 다만 연습 도중 넘어져 울음을 터뜨린 학생의 모습 등 수업 중 우연히 일어난 소소한 사건들이 삽입돼 있어 재미를 준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작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내년 11월 3~6일 공연된다. 강 단장의 친정인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거장 존 크랑코의 뮤즈이자 그의 사후 1976년부터 1995년까지 예술감독으로 20년간 활약한 마르시아 하이데가 1987년 안무한 것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와 함께 프티파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지고 만든 작품 가운데 하나로 고전발레의 전형으로 꼽힌다. 하이데의 안무에서 특징적인 것은 선을 상징하는 라일락 요정과 악을 상징하는 카라보스의 갈등이 드라마틱하게 부각된다는 점이다.
하이데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시절 존 노이마이어에게 의뢰해 ‘카멜리아 레이디’를 무대에 올리는 등 좋은 안무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발레단을 성장시켰다. 그녀 자신은 안무가로서 두드러지게 활동한 편은 아니지만 몇 편의 좋은 작품을 남겼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그 대표작이다. 하이데 버전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외에도 네덜란드의 로열 플랑드르 발레단과 칠레 산티아고 발레단 등의 레퍼토리로 되어 있다. 올해 78세인 하이데는 국립발레단 초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무용수들을 직접 지도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공연하는 것은 2004년 루돌프 누레예프 버전 이후 12년만이다.
두 신작 외에 기존 레퍼토리인 ‘라 바야데르’(3월 30일∼4월3일), ‘봄의 제전’(4월29일∼5월1일), ‘돈키호테’(5월5∼8일), ‘말괄량이 길들이기’(6월23∼26일), ‘스파르타쿠스’(8월 26∼28일), ‘호두까기 인형’(12월 17∼25일)이 공연될 예정이다. 또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안무작을 선보이는 ‘KNB 무브먼츠 시리즈 2 & 라이징 스타 2 갈라’(9월 일시 미정) 등이 기다린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내년 국립발레단 신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
입력 2015-12-07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