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밴 타고 서울 떠났다”…칩거중 탈당 굳힐까

입력 2015-12-07 13:5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7일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서울을 떠나 장고(長考)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다.

이미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만큼 별도의 의견수렴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마지막 결단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25분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은청색 밴을 타고 모처로 출발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안 전 대표를 태운 밴은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어딘가로 사라졌다.

안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학기가 진행중인 만큼 동행하지 않고, 안 전 대표 혼자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일주일 가량 지방 여러 곳을 다니며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는 등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 전 대표의 최후통첩에 대한 문 대표의 반응이 금방 나올 경우 안 전 대표의 칩거도 짧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방에 머무는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일주일 정도보다 짧을 수도 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문 대표가 빨리 답을 한다면 사나흘 정도면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이전까지 각계와 활발히 접촉하며 의견을 교환했던 것과 달리 칩거 중 외부 인사와 만남은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일주일 가량 지방을 다니면서 전국 각지에 있는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 연대 의사를 타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냐는 관측도 여전하다. 당 안팎에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과의 접촉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본인 스스로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해서 떠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연락을 계속 할 수 있지만 외부 인사와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서울을 떠나면서 측근들도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 속에 안 전 대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평소 매주 월요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열리던 내부 전략회의도 이날은 안 전 대표의 불참으로 취소된 채 의원실 회의만 열려 내부 상황을 점검했다.

핵심 보좌진들도 휴가를 떠나거나 밀린 업무를 소화하는 등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도 야권의 '빅뱅'을 불러올 수도 있는 안 전 대표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이번에도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면 탈당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강철수(강한 안철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안 전 대표는 전날 회견에서도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됐지만 인내했다.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없다"며 임전무퇴의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탈당을 결심하더라도 당장은 이르고, 당내 혁신투쟁을 더 밀어붙여 명분을 쌓고 당 내외 조건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문 전 대표가 극적으로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대 요구를 수용하거나 중진들의 중재 시도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마지막 목표지점이 탈당은 아니다"라며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바람을 포괄적으로 보고 결정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