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오후 8시(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극단적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테러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이후 테러위협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극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IS 격퇴를 위한 새 전략을 내놓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전 세계 65개국이 참여하는 공습을 주도하고 있고, IS에 맞서 싸우는 세력에 무기를 지원하고, 특수부대를 파견했다”면서도 “미국의 젊은이들이 또다시 10년간 해외에서 피를 흘리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해 대규모 미 지상군을 파견하자는 제안은 거부했다.
그는 다만, “이슬람인들에 대한 분노와 혐오가 확산되면서 미국이 분열하는 것은 IS가 바라는 것”이라며 “IS테러가 이슬람인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직후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IS를 격퇴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을 내놓는데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공화당의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비난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파리테러와 샌버나디노 사건은 급진적 IS 테러리스트들이 서방과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며 “지금은 외교와 국가안보정책에서 모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CNN이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대국민연설 직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오바마 대통령의 테러대책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IS를 격퇴하기 위한 지상군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은 53%로 나와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은 38%에 불과했으며 반대의견이 61%에 달했다. 이 여론조사는 11월27일~12월1일 전국의 성인남녀 1020명을 상대로 전화설문을 한 것으로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2일) 직전에 실시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오바마, "IS 파괴할 것" 새 전략은 제시안해- 여론은 부정적. 지상군 파병 지지 53%, 첫 과반
입력 2015-12-07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