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게임은 서로 마주보고 공을 건네야 계속된다. 막판으로 치닫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당 혁신 주도권 싸움에서 문 대표는 7일 한 발 뺐다. 전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거듭된 혁신 전당대회 개최 요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침묵 모드를 이어갔다. 대신 문 대표의 측근들이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그럴 분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쪽이 라켓을 놓으면 핑퐁은 끝난다. 안 의원의 결정만 재촉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최고위원회의가 평소보다 10여분 늦게 개최돼 문 대표가 모종의 메시지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마지막’ 제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주말 집회는 평화적으로 잘 끝났다”라며 “성숙한 민주 시민의식 보여주신 모든 시민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벽이 사라지니 평화가 왔다”라며 “평화적 집회 관리를 위해 수고한 경찰의 노고에도 감사한다”라고 덧붙였다. 안 전 공동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 요구, 탈당 시사 등등 당 내분으로 치닫을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선 계속해서 침묵을 이어갔다.
문 대표를 대신해 문 대표의 대표적 측근들은 일제히 아침 라디오에 등장해 안철수 의원의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게 정치적으로 명분을 얻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재성 새정치연합 총무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은 안 전 대표께서 사실 만든 당”이라며 “자신이 통합을 통해서 만든 정당을 이렇게 탈당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없고 맞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기가 만든 집을, 누가 그걸 부수겠느냐”라며 “누가 자기가 만든 당을 뛰쳐나가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무엇보다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의 주역”이라며 “그런 분이 당을 깨고 탈당을 한다고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그것은 분열의 책임을 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라며 “분열로 말미암아 총선에 패배한다면 총선에서의 패배에 대해서도 책임을 나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년 총선 결과를 미리 끌어와 엄포를 놓기도 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안철수 탈당? 그럴 사람 아니다” 침묵의 文과 대신 입연 측근들
입력 2015-12-07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