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 “은퇴한 원로목사님들, 기초생활 수급자로 어렵게 사는 분들 많아”

입력 2015-12-07 08:18 수정 2015-12-07 08:20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담임목사)의 묵상글이 크리스천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병삼 목사는 7일 오전 6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은 기억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은퇴한 원로 목사들과 관련해 묵상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원로목사님들을 초청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여비를 드리는 일들이 교회 입장에서는 참 부담스러운 모양”이라며 “만나교회가 속한 중앙연회는 꽤 많은 교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한 번 은퇴하신 목사님들을 후원하는 일이 쉽지 않은 듯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지난 금요일 은퇴하신 원로 목사님들께 식사대접을 하며 자리를 잠깐 비워드렸는데 월례회를 하시더군요. 그리고 걱정하는 소리들이 들렸습니다. 더 이상 후원할 교회들을 찾기 힘들어 조심스럽게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모임을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이자는 의견들이 나온다고 말이죠”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원로 목사님들의 모임에 가면 저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아버지 ‘김우영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와 추억들을 참 많이 이야기합니다”라며 “아마도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1년 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은퇴하신 후 종종 집회를 다니시며 신학원 원장을 맡고 계셨기에 생활이 어렵거나 할 일이 없었지만, 은퇴하신 목사님들과 곧 잘 어울리셨던 것 같습니다”라며 고 김우영 목사와 관련된 일화를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어떤 교회에 초청을 받아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은퇴하신 목사님들이 많이 상심하셨던 모양입니다. 교회 사정으로 식사를 대접받았지만 늘 받던 여비를 받지 못한 것이죠. 사실 은퇴하신 목사님들 가운데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생활하시는 분들도, 평생을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다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 때 김우영 목사님이 부흥회에서 받았던 사례비 봉투를 꺼내 모든 분들에게 주셨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목사님들이 참 많았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참 귀하다는 생각, 그래서 그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저는 교단이 하는 일에 대하여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며 “그래서 교단 이름으로 하는 일들에 대하여는 늘 소극적이죠. 그런데 은퇴하신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은 잘 대접을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접하기 힘든 교회들이 있다면 나머지 부분을 만나교회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말씀을 드렸습니다. 3년에 한번쯤 돌아오는 일을 일 년에 3번쯤 우리 교회가 담당하겠다고 말이죠. 기뻐하시는 목사님들의 모습이 좋았고, 또 그 일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교인들이 나와서 참 기뻤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남아 있는 것은 삶의 기억들뿐입니다. 우리의 육신이 다 흙으로 돌아가도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은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믿음으로 살았던 것으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추억들. 그 추억들 가운데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는 일들.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해가는 일들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변해가는 이 세상에서 교회도 변해야 하고, 이 변화에 대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라고 전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결과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면하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신실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라고 강조한 김 목사는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보다 절실한 것은 세상 변화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로 인해 변화될 세상입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도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하는 일들이 믿음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음을,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우리 자식들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믿음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참으로 ‘복된 인생’이 아닐까요?”라고 했다.

김병삼 목사의 묵상글에 크리스천들은 “믿음의 좋은 추억을 유산으로” “믿음의 유산. 참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서로의 가슴에 믿음의 여정이 아름답게 심기어져서 가슴 따스한 추억으로 남길 소망합니다. 늘 생각할 수 있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