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 대신 쓰레기봉투” 평화시위 이룩한 청년들 ‘박수’ [20대뉴스]

입력 2015-12-07 00:10
사진=혜현(@hye0127) 트위터 캡처
사진=혜현(@hye0127) 트위터 캡처
사진=혜현(@hye0127) 트위터 캡처
시민들이 각목 대신 쓰레기봉투를 들었습니다. 경찰은 차벽을 없애고 안내 방송으로 진입로를 안내했는데요. 모처럼의 평화 시위에 “평화는 소통에서 나온다”는 간단한 진실이 확인됐습니다.

트위터리안 혜현(@hye0127)님은 5일 집회를 끝낸 시민들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을 올렸습니다. 그는 “오늘 일정 마지막은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이었다”며 “몇만명이 모인 집회 끝, 이 청년들이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대들이 희망이다. 다음번엔 나도 쓰레기봉투를 들어야겠어요”라고 흐뭇해했는데요. 사진 속에는 다섯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모처럼의 평화로운 분위기에 경찰도 신이 났던 걸까요. 혜현님은 “방금 혜화경찰서 경비과장이라며 방송이 나와 긴장했는데 ‘여러분 대오의 후미가 아직도 진입을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저 위쪽 혜화로터리 쪽으로 밀착해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열린 2차 민중총궐기 집회는 아무런 물리적 충돌 없이 끝났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지난달 1차 집회와 달리 경찰의 차벽과 물대포가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항의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게 된 시민들은 각목 대신 쓰레기봉투를 들어 화답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대화로 소통해야한다는 점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간디는 비폭력 불복중 운동으로 지금까지도 인류 평화의 상장이 됐습니다. 또 고(故) 안병하 경무관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라는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한 채 시민들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차벽과 각목이 없는 시위 문화를 가꿀 때가 됐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