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해도 정시퇴근한다” 서머타임제 ‘출통법’ 포비아

입력 2015-12-06 11:47 수정 2015-12-06 11:59

시민들의 서머타임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출근은 일찍 시키고 퇴근은 늦게 시킬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6일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정부가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여름철에 표준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Summer time)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머타임이 실시되면 여름철 표준 시간을 1시간 앞당기게 된다.

하지만 발표 직후 여론이 들끓었다. 보도 직후 포털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머타임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찍 시작해서 일찍 마치니깐 여가가 많다? 아직도 정부는 현실을 전혀 모르거나 아니면 국민들에게 사기치고 있다. OECD 최대의 장시간 노동국가가 일찍 시작했다고 일찍 마치겠나”

“1988년 서울 올림픽때 서머타임제 실시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전국민 녹초로 만드는 제도 시행할 생각도 말라. 그런다고 내수가 살겠느냐”

“보여주기식 탁상행정하는 공무원들만 좋겠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중소기업에 있는 사람, 악덕업주가 많은 한국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근로자만 괴로워진다. 소비진작 할 돈도 없다”

“부동산 버블로 헛배부르게 해 경제부양하는 사기성 정책보다는 부동산 거품 빼서 모든 물가가 안정이 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면 소비진작이 일어날 것”

“도대체 이게 소비진작과 무슨 상관? 근무시간만 늘어난다”

이에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서머타임제는 우리나라에서 1948~1956년과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1987~1988년 두 차례 시행된 바 있다.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서머타임을 도입하지 않은 곳은 아이슬란드와 한국밖에 없어 정부는 언제든지 서머타임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서민들의 불신은 깊다. 정부는 수입맥주가 국내맥주보다 많이 팔리자 할인을 규제한다며 정책을 꺼내들었고, 이에 서민들은 “기업만 배불리는 맥통법”이라며 저항했다. 서민들은 서머타임제 실시 역시 고용주만 배불리는 ‘출통법(출근통제법)’이 될까 걱정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