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쓴 시민들… 평화적으로 진행된 2차 민중총궐기

입력 2015-12-05 20:08 수정 2015-12-05 23:41
주말인 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우려됐던 시민과 경찰간 충돌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진보성향 단체들의 연합체인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10분쯤 1만4000여명(경찰추산·주최측 4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노동개악·공안탄압·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지난달 14일 집회 때 살수차 등 경찰의 대응을 살인진압이라고 규탄했다.

조계사에 은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 대회사에서 “11월14일, 민중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했다”며 “오늘 잠시 탄압을 받을지언정, 폭력적 독재정권이 결코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당당하게 의연하게 행진하자”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여당의 복면금지법 추진과 경찰의 복면 폭력시위자 현장검거 방침에 항의하고자 가면과 탈을 쓰기도 했다. 서울광장 앞에서 복면을 쓴 한 시민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마땅하다’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거대 얼굴 가면이 등장했다.

집회·결사·표현의 자유를 위한 예술행동 ‘액숀가면’ 회원들은 이날 천과 종이로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대 얼굴 가면을 내세우고 집회·결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화가 임옥상씨는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진실을 모르니까 현실 직시할 수 있도록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얼굴을 가리는 복면은 안 된다하니 몸 전체를 가리는 복면 가면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액숀가면 회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거치면서 예술에 대한 정치적 검열 도를 넘어서는 상황”이라면서 “예술작품에 대한 사전 검열, 작품 상영 방해하고 지원 끊도록 하는 식의 검열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30여명이 나와 행사를 지켜봤다. 이들은 준법 집회를 독려했다. 5대 종교 성직자와 신도 등 500여명도 광화문에서 기도회를 열어 평화 집회를 기원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 집회를 마친 뒤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때 다쳐 중태인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까지 행진에 나섰다.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서울대병원후문까지 3.5㎞ 구간에서 경찰은 2개 차로를 내주고 교통 소통 위주로 관리했다.


경찰은 225개 중대 2만여명에 차벽과 살수차를 준비했지만 대부분 집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단체 회원 3500여명은 동화면세점 앞과 동아일보사 앞에 모여 진보 단체들의 불법·폭력 시위를 비판했다.

글·사진·영상=김판 심희정 홍석호 기자

5일 광화문 앞에서 연극연출가 원을미씨가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즐겁게 어울린다는 뜻의 프로젝트 ‘락교’ 출신이라고 하는데요. 복면금지에 대한 저항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회부 김판 기자가 촬영한 영상입니다.

Posted by on 2015년 12월 5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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