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5일 열렸지만 우려했던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은 행진 시작 때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진보성향 단체들의 연합체인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10분쯤 1만4000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4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노동개악·공안탄압·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중단을 요구하고,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때 살수차 등 경찰의 대응을 ‘살인진압'이라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 집회를 마친 뒤 1차 집회 때 다쳐 중태인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종로구 서울대병원까지 행진에 나섰다.
조계사에 은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 대회사에서 “11월 14일, 민중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했다”며 “오늘 잠시 탄압을 받을지언정 폭력적 독재정권이 결코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당당하게 의연하게 행진하자”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여당의 복면금지법 추진과 경찰의 복면 폭력시위자 현장검거 방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가면과 탈을 쓰기도 했다. 집회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30여명이 나와 행사를 지켜봤다. 이들은 ‘평화행동지침'을 발표해 준법 집회를 독려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코리아연대 명의로 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전단이 발견되기도 했다. 5대 종교 성직자와 신도 등 500여명도 광화문에서 기도회를 열어 평화 집회를 기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오후 4시40분쯤 주최 측이 준비한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들고서 서울대병원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서울대병원후문까지 3.5㎞ 구간에서 경찰은 2개 차로를 내주고서 교통 소통 위주로 관리했다. 경찰은 225개 중대 2만여명에 차벽과 살수차도 준비했지만, 대부분을 집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해 폭력·과격 시위 변질 가능성에 대비했다.
한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단체 회원 3500여명은 ‘맞불집회' 차원에서 동화면세점 앞, 동아일보사 앞에 모여 진보 단체들의 불법·폭력 시위를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서울 도심 2차 대규모 집회 후 행진…충돌은 없어
입력 2015-12-05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