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원종건(23)씨입니다. 종건씨는 2005년 MBC 프로그램에 엄마와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종건씨의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을 갔다고 합니다. 1995년에는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고요. 엄마는 볼 수도 들을 수는 없는 중복장애를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엄마는 열두 살이었던 종건씨를 힘겹게 키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갈 곳이 없어 공장 기숙사에서 신세지며 살았다고 합니다. 어린 종건이는 장애를 가진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엄마 손을 꼭 잡고 우리 엄마라고 자랑했다고 합니다. 엄마의 눈과 귀가 되었던 소년이 참 대견하죠?
엄마는 MBC 제작진 도움으로 어렵사리 각막수술을 받고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종건이의 얼굴을 마주한 엄마는 아들을 얼싸안으며 ‘우리도 더 좋은 일 하는 사람이 되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종건씨가 10년이 지나 훌쩍 큰 멋진 청년이 됐습니다. 인터넷에는 종건씨가 히말라야에 봉사활동을 했던 사진 등이 나돌고 있는데요.
종건씨는 지난달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학원 한 번 가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종건씨는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고 해요. 하루빨리 엄마를 모시려고 말이죠.
이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한 뒤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군요. 삼성증권 영리치클럽 대학생 해외 봉사단으로도 활동했는데, 네팔 현지 주민의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삼성사회공헌상(Samsung CSR Award)사진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종건씨가 네팔의 주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제가 다 마음이 훈훈해 집니다.
네티즌들은 10년 만에 멋진 청년으로 다시 돌아온 종건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감동을 받아 울었다는 댓글도 많네요.
“훌륭하게 건강하게 커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멋진 삶 부탁합니다.”
“울고 있습니다. 멋진 엄마 멋진 아들이네요.”
“10년 만에 멋진 우리의 아들이 돼줬네요. 감사합니다.”
“종건씨와 종건씨 엄마를 보니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저도 훌륭하게 자란 종건씨를 보니 울컥해지네요. 감사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