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우릴 울렸던 이 소년을 기억하시나요?…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12-05 11:42
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엄마와 열세 살 아이가 어렵게 살았습니다. 힘겹게 살아도 서로를 사랑하며 아끼던 모자 사연은 10년 전 지상파 방송에 소개됐습니다. 당시 각막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눈을 뜬 엄마는 아들을 보며 ‘우리도 더 좋은 일 하는 사람이 되자’고 말해 온 국민을 울렸는데요. 꼭 10년이 지났는데 정말로 이 소년이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멋진 청년으로 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네티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5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주인공은 원종건(23)씨입니다. 종건씨는 2005년 MBC 프로그램에 엄마와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종건씨의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을 갔다고 합니다. 1995년에는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고요. 엄마는 볼 수도 들을 수는 없는 중복장애를 갖고 있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엄마는 열두 살이었던 종건씨를 힘겹게 키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갈 곳이 없어 공장 기숙사에서 신세지며 살았다고 합니다. 어린 종건이는 장애를 가진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엄마 손을 꼭 잡고 우리 엄마라고 자랑했다고 합니다. 엄마의 눈과 귀가 되었던 소년이 참 대견하죠?


엄마는 MBC 제작진 도움으로 어렵사리 각막수술을 받고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종건이의 얼굴을 마주한 엄마는 아들을 얼싸안으며 ‘우리도 더 좋은 일 하는 사람이 되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종건씨가 10년이 지나 훌쩍 큰 멋진 청년이 됐습니다. 인터넷에는 종건씨가 히말라야에 봉사활동을 했던 사진 등이 나돌고 있는데요.


종건씨는 지난달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학원 한 번 가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종건씨는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고 해요. 하루빨리 엄마를 모시려고 말이죠.

이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한 뒤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군요. 삼성증권 영리치클럽 대학생 해외 봉사단으로도 활동했는데, 네팔 현지 주민의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삼성사회공헌상(Samsung CSR Award)사진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종건씨가 네팔의 주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제가 다 마음이 훈훈해 집니다.


네티즌들은 10년 만에 멋진 청년으로 다시 돌아온 종건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감동을 받아 울었다는 댓글도 많네요.

“훌륭하게 건강하게 커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멋진 삶 부탁합니다.”

“울고 있습니다. 멋진 엄마 멋진 아들이네요.”

“10년 만에 멋진 우리의 아들이 돼줬네요. 감사합니다.”

“종건씨와 종건씨 엄마를 보니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저도 훌륭하게 자란 종건씨를 보니 울컥해지네요. 감사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