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단 문재인-안철수의 국민 무시 핑퐁게임 언제까지...” 연일 승부수

입력 2015-12-04 19:55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의 전폭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당 내홍은 쉽사리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양측 간 중재를 노력해온 중진들도 "해결의 실마리가 없다"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할 정도다.

문 대표의 혁신안 수용은 두 가지 포석을 깐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안 전 대표와의 협력 관계 복원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안 전 대표의 탈당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탈당 명분 차단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기치를 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향후 혁신 드라이브 가속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오영식 의원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중앙위원회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총선 때 새 피 수혈을 위한 인재영입위원장을 본인이 맡고, 총선기획단, 공약준비단 등 총선 실무기구 설치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10대 혁신안 실천만으로 당의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악화됐기 때문에 혁신전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주변인사와의 통화에서 "(혁신안은) 이미 지나간 얘기"라며 "상황이 악화되면 처방도 높아진다. 지금은 혁신안만으로 상황을 치유할 수 없다고 보고 혁신전대를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부터 줄기차게 혁신안 반영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문 대표가 뒤늦게 화답한 것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읽힌다.

안 전 대표를 지원하는 비주류는 이날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비주류에서는 내주부터 당무를 거부하거나 당직에서 사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당무감사 거부로 징계 심사 대상에 오른 황주홍 의원은 "문 대표는 선거 때마다 지고서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문 대표를 윤리심판원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주류는 안 전 대표의 대응을 기다리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피력하지만 내부에서는 더이상 문 대표와 함께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당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총선 때마다 우리는 위기를 전당대회로 극복한 전례가 있다"며 전대론을 제기, 현 체제로 내홍을 돌파하겠다는 문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호남권 일부 의원이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안 전 대표와 수도권 일부 의원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각각 손을 잡고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주류, 비주류 사이에서 중재를 자처해온 중진들도 양측의 갈등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태라 타협점을 모색하기 쉽지 않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중진들은 문안이 동의하는 비대위를 꾸려서 총선을 진두지휘하거나 통합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 문안이 참여하는 비대위 구성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중재의 실마리가 안 보이는 만큼 일단 관망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고,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문 안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조정을 하고 필요하면 압박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