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음악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슈만 협주곡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김선욱은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독일 명문 악단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오는 16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 이어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협연한다. 그가 국내에서 슈만을 연주하는 것은 2010년 이후 5년만이다.
김선욱은 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만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이 곡에 맞는 소리를 찾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는데 확실히 5년 전보다는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렷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슈만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가장 잘 구현한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이상적으로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독일 악센투스 레이블을 통해 내놓은 첫 독주 음반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놨다. 그는 이번 음반을 위해 피아노 선택에서부터 조율사 선정, 녹음의 음색까지 음반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엄청난 공을 들였다.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의 예수 그리스도 교회에서 녹음한 이 음반에는 베토벤 소나타 ‘발트슈타인’과 ‘함머 클라비어’가 담겼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가운데 김선욱이 가장 큰 감명을 받은 두 곡이다. 그는 “첫 독주 음반으로 무엇을 할 것이지 고민하다가 온전히 나만의 색깔로 담을 수 있는 작품으로 골랐다”며 “후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독창적 연주를 위해서는 내가 가진 고유의 소리를 잘 다듬어 나만의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음악가로의 삶은 길기 때문에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색깔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에 브람스 협주곡과 베토벤 녹음이 예정돼 있다. 상반기에는 브람스와 프랑크 음반이 나온다. 7월에는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으로 2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를 한다. 그는 “무대에서 연주하는 중압감을 이기려면 내 연주에 100% 이상 확신이 있어야한다”며 “대가들에게 물어봐도 그 과정에서 겪는 엄청난 고민과 고충은 평생 짊어지고 가는 거라고 말한다. 나 역시 앞으로 갈고 닦는 것 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피아니스트 김선욱 "음악가로서의 삶은 길다"
입력 2015-12-04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