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6·25 국군 전사자 608명, 현충원에 잠들다

입력 2015-12-04 15:24
사진=pixabay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던 6·25 전쟁 국군 전사자 608명의 유해가 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됐다.

국방부는 이날 서울현충원에서 올해 발굴한 6·25 국군 전사자 유해 608위(位)의 합동봉안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봉안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정부와 군 주요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봉안식은 6·25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함에 넣고 현충원에 안치하는 제례 의식이다. 국방부는 해마다 발굴한 6·25 전사자들의 유해를 모아 합동봉안식을 열어왔다.

황 총리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그들이 평안히 영면에 드시기를 기원한다”며 “유해발굴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에 봉안된 유해들은 서울현충원에 있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유해보관실로 옮겨져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양구, 홍천, 칠곡을 포함한 전국 85개 지역에서 6·25 국군 전사자 유해 608위를 발굴했다.

이들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지난 5월 발굴된 고(故) 정성준 하사 1명에 불과하다. 정 하사의 유해는 유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이번 합동봉안식을 거쳐 내년 초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이 올해 신원을 확인한 6·25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8위다. 이들 가운데 정 하사를 제외한 7위는 올해가 아닌 과거에 발굴한 유해들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인식표나 도장 등 전사자의 신원을 보여주는 유품을 찾지 못할 경우 DNA(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족들의 DNA와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유족들의 DNA 시료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은 현재 6·25 국군 전사자 유족 3만1882명의 DNA 시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2643명의 DNA 시료를 채취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2000년 1월 6·25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작업에 착수해 지금까지 9천84위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들 가운데 109위의 신원을 확인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