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세트까지 만들었다…이태원 살인사건 현장, 18년만에 재연

입력 2015-12-04 15:11 수정 2015-12-04 17:33
‘이태원 살인사건’이 18년 만에 재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4일 오후 2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마련된 사건 현장 세트장에서 현장 검증을 실시한다. ‘진범’으로 기소된 아서 존 패터슨(36)과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에드워드 리(36)가 세트장에서 당시 상황과 행동을 재연한다.

검찰은 설계 도면 등을 참조해 당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을 재현한 세트장을 만들었다. 현장 검증은 피고인 패터슨과 리, 검사, 변호인, 피해자 가족 1명 등 일부에게만 공개된다. 검증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재판부는 패터슨과 리에게 각각 범행 상황을 재연시켜 사건 현장에 남은 혈흔 등 증거자료와 비교할 예정이다.

당시 범행에 대한 패터슨과 리의 진술은 서로 엇갈린다. 패터슨은 당시 리가 칼을 주머니에 넣은 채 피해자를 따라 화장실에 먼저 들어갔으며, 리가 화장실 대변기 칸 문을 열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피해자 조중필(사망 당시 22세)씨의 목을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리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세면대 위 거울을 통해 패터슨이 갑자기 조씨를 찌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1997년 4월 3일 오후 9시50분 당시 17세였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피해자 조씨가 살해된 이태원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 함께 있었다. 살인범으로 기소됐던 리는 98년 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1월 15일까지 심리를 진행하고 2월 중 선고할 예정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