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2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우려했던 테러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테러로 결론날 경우 지난달 13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는 물론이고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이후 첫 테러로 기록되게 된다.
특히 미국이 파리 테러 이후 철통 보안을 유지해 온데다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임박한 테러 위협이 없다”고 단언해 온 터라 보안 구멍 논란과 함께 미 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샌버나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 내 한 송년 파티장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14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뒤 경찰에 사살된 총격범 사이드 파룩(28)과 그의 아내인 타시핀 말리크(27)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나도록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 역시 아직은 이번 총격 사건의 동기와 성격을 규정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3일 공개로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데다가 미 연방수사국(FBI) 대(對)테러 요원들이 수사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가진 직후 출입기자들에게 “현재로서는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면서 “테러와 관련됐을 수도 있고 직장과 관련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사 상황에 관해 수시로 보고받은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적잖은 의미가 있다.
실제 총격범 파룩의 집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추가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장치, 소총과 실탄 수천 발이 발견된데다가 독실한 무슬림이면서도 극단화된 그가 테러리즘과 관련해 온라인 접촉을 한 점, 또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테러 단체와 접촉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한 점 등 테러와 연관지을 수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FBI는 현재 정체불명의 파키스탄 출신 말리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파룩을 만나 약혼자 비자를 받고 2년 전 미국에 건너와 미국 국민이 된 점을 눈여겨보고 이들의 만남 과정을 집중해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미국 본토내 첫 테러 가능성 촉각…테러 공포 초비상
입력 2015-12-04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