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서 테러의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용의자의 집에서 파이프폭탄과 수천발의 탄환을 발견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4일 FBI가 용의자 사이드 파룩(28)과 타시핀 말리크(27·여)의 집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탄환 수천발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파룩이 SNS와 전화로 테러집단과 접촉한 정황도 포착했다.
파룩은 미국 일리노이주 태생의 독실한 무슬림으로 알려졌다. 말리크는 파룩의 아내로, 파키스탄 출신이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이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룩과 말리크의 집에서는 파이프 폭탄, 탄환 외에도 장난감 자동차에 연결한 폭발장치 등이 발견됐다. 이들이 도주하면서 탑승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에선 자동소총과 권총 2정이 나왔다. 모두 계획된 테러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다.
다만 파룩은 지난 3일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송년회에서 다른 사람과 논쟁을 벌이고 자리를 떴다가 돌아와 총기난사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직장 내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룩은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건국의 환경보건 전문가로 5년간 근무했다. 송년회도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마친 뒤 “지금으로선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 하지만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FBI와 지역경찰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미국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테러 가능성” …파이프폭탄 12개 발견
입력 2015-12-04 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