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대 대선에 출마하면서 기상천외한 공약을 내걸며 눈길을 끌었던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가 지난 6월 강연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민주주의와 노조활동 등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것인데, 뒤늦게 관련 영상이 논란이 되자 네티즌들은 “개그맨인 줄 알았는데 사상이 독재자에 가깝군”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영상은 지난 6월27일 ‘상수와 계수의 진리’라는 제목으로 열린 강연을 촬영한 것입니다.
강연을 보면 허 총재는 우리나라가 민주화 이후 국운이 쇠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발언도 수차례 했습니다. 그의 발언 중 네티즌들이 문제 삼는 걸 간추려 보면,
“우리나라 GNP가 안 올라가는 이유가 무엇이냐. 민주주의 때문이에요.”
“너도나도 민주주의 이후 자기가 나라의 주인이라는 거야. 이런 나라는 망해요. 사공이 5000만 명인 나라는 이 세상에 없어.”
“미국 만해도 대통령을 국민이 뽑습니까? 간접선거야.”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이 이걸 했다고 독재자라고 했는데 미국은 처음부터 독재스타일이었어. 전국 500명 선거인단 만들고 죄다 매수해요.”
“박정희 대통령 통일주체대의원회 해가지고 선거인단 만들었어요. 미국식으로 하자는 거였지. 그랬더니 독재자라면서 끌어내리려고 하고.”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오리지널 민주주의를 해야 된다 이거야. 이게 나라 말아 먹는 길이야. 이걸 싱가포르 리콴유가 보면 놀라 뒤로 자빠져요.”
“서로 빵 하나 갖다놓고 민주주의 한다면서 뼈 빠지게 고생하는 사장 멱살 붙잡고 월급 안 올려준다 귀싸대기를 올리고 불을 지르고.”
“거기에 민주주의에 물든 변호사가 줄을 섰어요. 그 사람들 편을 들어줘. 그러니 누가 이 나라에서 장사해? 죄다 해외로 도망가.”
“이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잘못 호도해서 자기들 신세를 자기들이 망쳐. 자기들이 노조싸움 수십 년 하다 보니까 자기 자식들 취직이 안 되는 거야. 결국 자식 망치는 짓 한거야. 월급 조금 더 받으려다가.”
네티즌들은 불쾌해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 도둑놈들이 많은 것입니다’와 같은 명언을 남긴 것처럼 허 총재가 민초들과 뜻을 함께 한다고 여겼지만 민주주의와 노조활동 등을 부정했다니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진심으로 저렇게 생각하다니, 한숨이 나온다.”
“말만 번지르르. 그냥 웃습니다.”
“허본좌 실망이네요. 저런 분을 내가 재미있다고 치켜세웠다니.”
한 네티즌은 ‘프랑스에는 한 명의 대통령과 5000만명의 왕이 있다’는 미테랑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깊은 뜻을 받아들이지 못한 허 총재를 비판했습니다.
일부 허 총재의 발언을 칭찬하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분이 대통령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는 댓글이 눈에 띄는군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