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술이 있어 좋다” 주 1회 이상 음주자의 87% 찬성

입력 2015-12-03 19:12

한국갤럽이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에게 조사한 결과 음주자 열 명 중 한 명(11%)은 평소 상대방에게 술을 권할 때 잔을 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여성(6%)보다 남성(14%)이, 40대 이하(10% 내외)보다 50대 이상(약 19%)이 상대적으로 술잔 돌리기를 많이 한다고 답했다. 1994년에는 술잔 돌린다는 응답이 39%에 달했으나 2015년에는 11%까지 줄어 지난 20여 년간 우리 음주 문화에서 크게 바뀐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술잔 돌리는 풍습에 대해 물은 결과 음주자의 17%는 '좋다', 72%는 '좋지 않다'고 응답해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고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음주자 중에서 술잔 돌리기를 좋게 보는 사람은 1994년 23%, 2000년 이후 16~17% 수준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술잔 돌리는 사람의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39%에서 11%로 감소해 인식보다 행위의 변화폭이 컸다.

음주자의 43%는 '지난 1년간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절주 결심 비율은 남성(48%)이 여성(32%)보다, 술을 자주 마실수록(주 1회 이상 음주자 50%, 월 1회 이상 음주자 28%), 고도주(高度酒)를 즐길수록(소주파 50%, 맥주파 27%) 더 높았다.

평소 음주 여부와 무관하게 세상에 술이 있어 좋은지 여부를 물은 결과 성인의 65%는 '좋다', 21%는 '좋지 않다'고 답했고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 연령, 지역, 직업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세상에 술이 있어 좋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세상에 술이 있어 좋다'는 응답을 음주 빈도별로 보면 주 1회 이상 음주자(356명)의 87%, 월 1회 이상 음주자(175명) 중에서는 79%에 달했고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481명) 중에서도 45%는 '좋다'고 봤다.

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최근 들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1994년, 2002년에는 '세상에 술이 있어 좋다'는 응답이 약 50%였으나 2013에는 61%, 2015년 65%로 늘었다

전체 응답자에게 지난 1년간 술 때문에 가정 불화가 생긴 적 있는지 물은 결과 9%가 '있다'고 답했다. 술로 인한 가정 불화 경험률은 1994년 24%, 2002년 17%, 2013년 12%, 2015년 9% 등 점차 감소세로, 이런 점은 선행 질문에서의 술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20%(총 통화 5,069명 중 1,012명 응답 완료)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