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범은 파티 참석자…“논쟁 후 현장 돌아와 범행”

입력 2015-12-03 17:27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남성 용의자는 사건 현장인 파티 장소에서 동료와 논쟁을 벌인 뒤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샌버나디노 경찰은 범행 이후 사살된 남녀 용의자가 사이드 R 파룩(28)과 타시핀 말리크(27·여)라고 밝혔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총격범들은 범행 후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타고 도주했으며 경찰은 이들을 추적해 총격전을 벌인 끝에 2명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두 사람이 부부이거나 약혼을 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총격범들은 전날 오전 11시11분께 샌버나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 사건으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총격이 발생할 당시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들이 대관해 송년행사를 하던 중이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건국의 환경보건 전문가로 근무한 파룩도 이 송년 파티에 참석했다.

버건 경찰국장은 파룩이 모임에 참석했다가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고서 자리를 떴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 다시 나타나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파룩은 행사 내내 조용히 있다가 단체 사진을 찍으려고 하기 전에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파룩은 미국 시민권자로 독실한 무슬림 신자로 알려졌다. 아내로 알려진 말리크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파룩의 아버지는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무슬림이라며 “매우 신앙심이 깊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파룩의 직장 동료도 파룩이 독실한 무슬림이었지만 직장에서는 거의 종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직장 동료인 그리셀다 라이신저는 “그에게서 광신도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고 (테러와 관련한) 의심도 결코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다른 동료는 “파룩이 온라인에서 만난 아내와 사우디아라비아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적이 있다”면서 그들을 ‘아메리간 드림’을 꿈꾸는 한 아이의 부모라고 묘사했다.

한편 경찰은 한때 다른 용의자 1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 번째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