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도로위 분노에 찬 운전자의 난폭행동’을 의미하는 ‘로드 레이지(road rage·路怒)’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로드 레이지는 원래 1980년대 말 미국에서 생긴 말이다. 1990~1996년까지 미국 LA에서만 로드레이지로 인한 사망자가 218명에 달했다.
3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2일 교통안전의 날을 맞아 로드 레이지 위법 행위 적발 건수는 올해 1733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드 레이지는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진다. 지난 5월 쓰촨성 청두에서는 한 남성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차선 변경을 한 여성 운전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인들이 경악했다. 공안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로드 레이지로 인한 교통사고는 8만200건이다. 사고의 97%는 남성에 의한 것이다.
중국은 난폭 운전으로 악명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26만1000명이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 통계로는 지난해의 경우 도로를 건너다 사망한 사람만 1985명에 이른다.
중국에서 로드 레이지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도로 대비 차량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는 막히고 운전자들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최근 5년 동안 중국에서는 매년 1800만대씩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현재 중국의 차량 대수는 1억6900만대다. 미국 2억4000만대에 이어 세계 2위다. 운전면허증 보유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매년 2000만명씩 늘었다. 현재 중국 사람 5명 중 1명은 운전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도로는 부족하다. 1987년 이후 중국의 차량과 운전면허증 보유자는 20배 이상 늘었지만 도로 수용률은 3.4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운전 미숙자가 늘고 있는 것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1년 미만의 운전경력자가 교통사고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도로위 분노에 찬 운전자의 난폭행동, 로드레이지 중국 사회문제로 대두
입력 2015-12-03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