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무실에 숨어있어. 기도해줘” 美 총기난사 현장 문자

입력 2015-12-03 11:31 수정 2015-12-03 11:33
KCAL9 News 방송화면 캡처

“아빠, 내가 일하는 곳에서 누가 총을 쐈어. 사람들이 총에 맞았어. 우리를 위해 기도해줘.”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서 경찰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보내 긴박한 문자가 공개됐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전 11시11분쯤 샌버나디노 시의 인랜드 리저널 센터 건물 안에 괴한 3명이 난입해 총을 난사했다.

주민 테리 퍼티트는 센터에서 일하는 딸의 문자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은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11시16분 아버지에게 “직장에서 누군가 총을 쐈다. 사람들이 총에 맞았다. 사무실에서 경찰을 기다리고 있다. 기도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퍼티트는 곧바로 “당장 숨어라. 안전한 곳을 찾으라”고 답변했다. 딸은 “숨어 있다. 사무실에 갇혀있다”며 당시의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마르코스 아길레라도 자신의 아내에게 “일하는 곳에 총격범이 나타났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는 “어디있느냐” “경찰이 왔나” “안전한 상태인가” 등의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아내는 “사무실에 다른 3명과 함께 숨어 있다”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지난달 28일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낙태 옹호단체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진료소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 만에 터졌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건물 안에 있던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총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옮긴 환자들 가운데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 만에 검은색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타고 도주하던 총격범 3명의 뒤를 쫓았고, 총격전을 벌인 끝에 범인 1명을 사살하고 1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현재 인근 주택가 쪽으로 도주한 나머지 총격범 1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